탈모 관련 이야기

나의 탈모 연대기 (부제 : 탈모 고민할 시간에 병원으로)

은긱스 2019. 1. 27. 09:55

 

 

 탈모 커뮤니티 사이트나 카페 같은 곳을 보다보면 자신의 머리 상태를 찍은 사진과 함께 "저도 탈모인가요?" 라는 질문이 많다. 걱정이 되서 질문을 했겠지만 사진으로만 봐서 탈모인지 아닌지 구분이 쉽지는 않다.

 사실 탈모가 시작되었는지 고민이 된다면 적어도 본인은 무엇인가 인지 했기에 그런 고민을 시작했을것이다. 본인이 평소보다 머리가 많이 빠진다던지, 머리숱이 적어졌다던지, 이마라인이 넓어졌다거나 일정하지 않다던지, 또는 정수리 부분이 밝아졌거나 휑해졌다던지 말이다. 이런 징후가 나타났다면 고민하지 말고 빨리 병원을 가는 것이 제일 좋다. 머리가 많이 빠지는 것 같이 느껴졌을 때 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그 후에 가도 상관은 없지만 머리를 심지 않는한 넓어진 이마라인, 휑해진 정수리가 쉽게 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머리가 많이 빠진다는 것을 군대 전역을 하고 나서 인지했다. 머리를 감고 나면 수채구에 쌓이는 머리카락들이 많고 머리를 말리고 나면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들이 상당했다. 그때는 그러려니 했다. 탈모라는 단어 자체도 전혀 모르고 살았었다.

 

 그렇게 1년 정도 지나니깐 그 다음 인지한 것은 바로 머리숱이었다. 앞머리가 자꾸 갈라지는 것이었다. 이때도 단순히 머리카락이 가늘어서 그런가보다 했다(이 시기에만 병원을 갔었어도 내가 지금 처럼 머리가 없지는 않을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쉽다).

 

 또 1년이 지나니 이제는 앞머리로 이마를 가리는 것이 힘들어져서 머리 만지는데 시간을 쓰기 시작했고 바람이 살짝이라도 불면 앞머리가 완전히 커텐 걷히듯이 갈라졌다. 그리고 두피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인지했다. 내가 탈모라는 것을. 하지만 이때도 병원은 가지 않았다. 샴푸만 바꾸면 된다고 하는 글을 보고 탈모에 좋은 샴푸를 샀다. 아프던 두피가 언제그랬냐는듯 통증이 싹 가셨다. 이렇게 계속 사용하면 탈모가 완화될 줄 알았다.

 

 

 1년 흐르고 직장에 들어갔더니 스트레스때문인지 머리가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이때는 정말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나갔다. 바보같이 샴푸만 계속 바꿨다. 대략 세어봐도 11종의 샴푸는 사용했다. 그래도 붙잡을 수는 없었다. 머리가 빠지는걸 보니 더욱 스트레스가 받았고 그로인해 더 머리가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렇게 갈테면 가라는 심정으로 포기하고 있던 찰나 직장 상사가 내 머리를 보고는 병원을 가라고 했다. 자기도 병원가서 약먹고 머리가 안빠지더니 머리도 났다고 빨리 병원을 가라는 것이다.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병원을 찾아갔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병원의 원장은 거의 대머리(철권 헤이야치 수준)였다. 내 머리를 보더니 초기 단계라고 꾸준하게 약먹으면 유지 된다고 하면서 약(프로스카 1/4)을 처방해주었다. 3개월을 먹었다. 미녹시딜도 뿌렸다. 결과는? 뭐 효과가 있는지 전혀 체감이 되지 않았다. 더 먹었어야 했는지 몰라도 3개월강 먹으면서 효과가 없길래 그대로 포기했다. 나는 안될놈이라고 생각했다.

 

 포기한 상태로 3년이 흘렀다. 포기했다라고 해도 샴푸는 계속 좋은 것으로 찾아보고 써봤다. 그래도 머리는 계속 해서 빠졌고 이제는 어디를 나가기도 싫을 정도로 머리가 휑해졌다. 앞머리는 거의 없고 이마라인은 상당히 올라갔다. 정수리도 이제는 100m 아니 500m 거리에서 봐도 보일 정도로 빠졌다. 머리가 빠지니 자신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머리카락이 뭐라고 내가 이러나 싶다가도 거울을 보면 한숨만 나왔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병원에 갔다. 검사해보니 탈모 중기라고 한다. 상당히 진행이 많이 되었다고 여러 치료법을 소개하면서 탈모 치료를 하자고 했다. 나는 그냥 탈모약만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먹게 된 것이 바로 프로페시아! 미녹시딜은 해외직구로 구매를 했기에 필요가 없었다. 이 2가지로 나는 탈모치료를 시작했다. 3개월 정도 먹고 뿌리니 효과가 나타났다. 쉐딩현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버텼다. 그 후로는 프로페시아에서 헤어그로정으로 갈아탔지만 꾸준히 먹고 미녹시딜 뿌려주고 했더니 머리가 덜 빠지고 조금은 났다.

 

 

 조금만 더 일찍 탈모 치료를 시작했어도 훨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었는데 괜찮겠지 괜찮겠지 하면서 샴푸로만 해결해보려 했던 것이 참 아쉽다.

 혹시나 탈모가 의심되기 시작했다면 고민하지 말고 병원부터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일찍 부터 관리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